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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어른/나와의 싸움을 시작하지

성인 ADHD 진단을 받으러 가기까지-처음으로 털어보는 내 속마음 이야기

by sprezzatura 2023.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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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처음으로 가게 된 동네 정신의학의원.

초진은 예약이 어려워서 전화하고 두 달 뒤로 예약날짜가 잡혀서 방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왜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은지 등등.

그래서 나는 지난 1 년간 느껴왔던 감정들과 현 시점에서의 걱정 등을 말씀드렸다. 

 

가장 큰 고민은

의지력. 게으름. 시간 관리.

근 30년 간 나보다 게으른 사람이나 충동적인 사람 자유로운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었고

이는 항상 나를 자책하게 하면서 고쳐지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부분들에 있어서는 정말 일반인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내가 ADHD같기도 했지만 우울증같기도 해서 최근에 느꼈던 우울한 일들을 털어놓았다.

 

사실 나는 우울증?같은 기분을 3-4년 전부터 지니고 살다가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우울증이 심화돼서 

그 시점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서 울고 학교도 못 가고 가도 아무것도 못했다.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

 

그러다가 금방 잊는 성격에 시간이 지나면서 좀 나아지면 다시 일반인 코스프레하다가

과도하게 스트레스 받는 일 생기면 다시 코스프레 허물을 벗고 

나만의 우물 안으로 들어가 그냥 가마니생활을 했다.

 

그 와중에 개인적인 일도 여러 가지 겹쳐서

다양한 방법으로 내 마지막을 상상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의 일상은 내 마지막이 되는 과정 중에 하나였고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나는 일상을 못 살았을 것 같다.

 

그렇게 내가 혼자만 지냈다면 아마 나는 정말 이 세상의 구석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다행히도 나는 그때 친구와 지내고 있었고

그 친구와 저녁에 대화하는 일이 나에겐 그나마 숨 쉴 틈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 또한 현실에 치여 힘들어하면서 병원을 다니고 있었고

나도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정상 먼저 학교 상담센터를 방문해봐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됐고

학관 센터를 찾아갔다. 

 

나는 그때 

대학원을 졸업하던 즈음,

나는 내가 졸업을 제대로 못할 것 같았고

당시 제멋대로인 생활습관때문에 교수님과 학생들의 눈초리를 모두 받으면서

간신히 인간 발톱만큼정도의 인간 행세를 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졸업한 이후에도 뭘 할 수 있을지 몰랐고

남들은 척척 하는 취업, 아니 그 보다 취업 준비를 하는 게 나는 신기했다. 

이 모든 부담과 스트레스에 마지막을 생각하는 일이 많았다.

지독한 회피형 기질..

 

그런 마음 상태로 센터에서 할 수 있는 MMPI 검사와 문장 완성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3~4주? 정도 걸렸다. 

 

그 3~4 주 동안 나는 다행히?도

얼렁뚱땅 졸업은 확정이 되었고 

개인적인 일에 대한 슬픔이나 아픔도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결과를 들으러 갔을 때 설명해 주시는 분이

정말 걱정하시면서 이 상태는 주기적인 상담이 필요해 보이는데

지금은 어떠냐는 식으로 물어봐주셨는데

다행히 조금 괜찮아진 상태라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상담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내 힘듦이 주관적인 건 아니었구나, 남들이 봐도 힘든 상태가 맞는구나 라는 증거처럼 느껴져서

희미한 위로도 됐던 것 같다.


이러한 얘기들과 현시점에서의 나의 미래나 진로 고민을 말씀드리고

간단히 검사를 해보자 하셔서 

TCI 기질검사나 문장완성검사 등의 종이 검사를 진행했다. 

 

기본적인 검사를 하고 나서 결과를 보니 결과가 애매하다고 하셔서 20만 원? 상당의 심층 검사를 컴퓨터로 진행했고 

2주 뒤에 전체적인 결과 상담을 진행했다. 

 

병원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고 바로 약 먹으면 나을 줄 알았는데 

(이러한 생각 자체가 ADHD라는 방증 같기도,,)

검사 진행과 상담까지 거의 한 달 걸렸다. 

ㅋㅋㅋ

 

결과는 다음 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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